TSMC, 구마모토공장 가동 개시 - 반도체 산업 재부흥의 기폭제 역할 기대
지난 2월 24일,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기업(파운드리)인 TSMC가 일본 최초의 생산거점이 될 구마모토(熊本) 공장의 가동을 개시했다. 2024년 연말까지 출하할 예정이다. 개소식 인사에서 창업자인 Morris Chang은 “일본과 세계의 반도체 공급망을 더욱 강인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정부는 일본에서 반도체의 제조 기반을 굳게 다지는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TSMC를 유치하고자 노력해왔다. TSMC의 진출이 기폭제가 되어 일본 전체의 반도체 투자액은 2029년까지 9조 엔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 재부흥이 구마모토에서 시작된다.
구마모토의 제1공장은 자동차와 디지털 기기에서 대량의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두뇌의 역할을 하는 로직(Logic) 반도체를 생산한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 외에도 Sony의 이미지 센서용 등으로 공급한다. 로직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구마모토 공장의 운영회사에는 Sony가 6%, Denso가 5.5%, Toyota가 2%를 투자할 예정이다.
◆ 일본, TSMC의 2공장에 최대 1.2조 엔을 보조
TSMC는 2027년 말 출하를 목표로 제2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제2공장 투자액은 139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두 공장의 총 투자액은 225억 달러에 달한다.
일본 경제산업성(經濟産業省)은 제1공장에 최대 4,760억 엔을 보조한다. 제2공장에는 최대 7,320억 엔의 보조금을 지급하게 된다. 일본은 경제안전보장의 관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로직 반도체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반도체는 회로선 폭이 좁을수록 성능이 높아지며, TSMC는 미세화 경쟁에서 세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구마모토 공장은 TSMC의 대만공장에서 생산기술을 가져온다. 공업제품을 제어하는 성숙공정 반도체부터 생성형 AI용 등의 첨단공정 반도체까지 취급하는 일대 거점이 된다.
제1공장은 회로선 폭이 12~16nm, 22~28nm인 성숙공정 반도체를 취급하고 제2공장에서는 6nm의 첨단공정 반도체 등을 양산한다. 일본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로직 반도체의 미세화 경쟁에서 탈락해서 40nm보다 미세한 로직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다.
로직 반도체는 자동차와 산업기계를 조작하는 핵심 부품이지만,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 일본의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 50%에서 10%로 감소
일본의 반도체는 1988년에 글로벌 반도체시장 점유율 50%를 보이면서 세계 1위의 실력을 자랑했다. 현재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10%로 줄어들었으며, 대만과 한국, 미국에 뒤처진 상태다.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로직 반도체에서 참패했다. 일본 전기메이커는 2000년대에 시스템 LSI라고 불리는 로직 반도체에 진출해서 회복의 기회를 엿보았다.
그러나 Intel이 PC라는 금광맥의 시장을 Microsoft와 개척한 것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게임기와 TV에 일부 탑재된 것 외에는 새로운 용도를 개척하지 못했다. 나아가 반도체의 설계 개발과 제조를 분리하는 수평분업의 흐름에도 뒤처졌다.
메이커들은 미세화에 필요한 거액의 개발비와 설비 투자의 자금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고, 잇달아 첨단분야에서 철수했다. 로직 반도체는 20년 전과 달리 전기자동차(EV)와 생성형 AI용, 금융시스템, 의료기기용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 TSMC의 구마모토공장이 가동되면 두뇌용 로직 반도체를 일본에서 수급하기 쉬워진다. TSMC는 1987년에 설립한 이래 30년 이상 대만에 공장을 집중해왔다.
중국의 대만 침공 리스크가 있는 가운데 TSMC는 전세계 각국의 유치를 통해 일본을 비롯해 미국 애리조나주, 독일에도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한곳에서 집중 생산하는 방식에서 거점을 분산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일본은 핵심 거점 중 한 곳이 된다. 구마모토 공장의 운영회사인 Sony Group에서 반도체 기술자 200명이 파견되어 TSMC에서 공장 운영 노하우를 습득했다. Intel과 Samsung Electronics를 능가하는 TSMC의 기술을 흡수하여 생산성 향상에 활용한다.
◆ TSMC 구마모토 공장, 반도체 및 디지털 산업전략의 구현 1단계
TSMC의 구마모토 공장은 일본정부가 그리는 반도체 및 디지털 산업전략 1단계의 시작을 알린다. 우선 TSMC의 유치를 계기로 반도체의 제조 기반을 단단하게 다진다. 나아가 첨단 반도체를 사용한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를 강화하고 산업계의 DX를 촉구한다.
▲ TSMC는 지금까지 대만에 공장을 집중시켜왔다(대만 공장)
TSMC가 일본에서 공장을 증강하고, 쇠퇴한 일본의 반도체 투자가 살아나고 있다. 최첨단 반도체의 국산화를 목표로 하는 Rapidus도, 홋카이도 치토세시(北海道 千歲市)에서 2nm 반도체를 2027년부터 양산한다. TSMC를 시작으로, 대만의 경쟁사들도 일본 진출에 나서고 있다. PSMC도 미야기현(宮城縣)에서 약 8,000억 엔을 투자하여 2027년까지 40nm와 55nm 제품을 양산한다. TSMC가 일본에서 취급하지 않는 범용제품을 양산해서 일본의 생산 기반이 두터워진다.
로직 반도체 이외에도 투자는 늘어난다. Toshiba와 Rohm은 약 3,800억 엔을 투자해서 2025년부터 파워 반도체를 공동 생산한다. KIOXIA Holdings(구 Toshiba Memory)는 7,200억 엔으로 이와테현(岩手縣)과 미에현(三重縣)의 공장에서 첨단공정 기억용 반도체를 2025년부터 양산한다. 2022년부터 2029년까지 일본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액은 누계 9조 엔에 달할 전망이다.
영국 리서치기업 Omdia의 미나미카와 아키라(南川明) 시니어 컨설팅 디렉터는 일본 반도체의 생산능력(12인치 환산)은 2028년에 월간 생산 226만 장으로, 2023년 대비 약 30% 증가할 것이라고 계산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보호주의가 대두됨에 따라, 각국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 된 반도체 진흥대책을 겨룬다.
일본도 자유경쟁을 통한 산업력 강화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전환했다. 경제안보의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의 부활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은 2021~2023년까지 4조 엔의 예산을 확보했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필요한 부품 소재의 양산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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