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이커, “내연기관의 경험”이 EV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
◆ EV로는 메이커의 특징을 어필하기 어려워졌다
전기자동차(EV) 개발에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으며, 유연한 차량 설계가 가능하다. 따라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EV 전환을 추진해 나가려면, 자동차 제조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2009년에 MMC가 《i-MiEV》를 출시한 이래, EV는 캐빈의 플로어 하부에 구동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저중심 차량이 되었다. 또한, 캐빈이라는 차체 중앙에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함으로써 전후 중량 배분은 거의 자동적으로 50대 50이 되었다.
《i-MiEV》는 후륜 구동이지만 이 후에 출시된 Nissan의 1세대 《LEAF》가 전륜 구동이었던 것처럼, 구동방식은 전륜, 후륜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것도 나중에 등장하는 EV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오랫동안 전세계 소형차의 규범으로 일컬어졌던 《Golf》를 비롯해 Honda나 Volvo도 엔진차에는 전륜 구동을 사용했으나, EV는 후륜 구동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자동차에서 조종 안정성, 승차감과 깊은 관계가 있는 저중심, 전후중량 배분, 구동방식은, EV로 바뀌면서 보다 이상적인 상태로 거의 모든 EV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완충 시 항속거리에 대한 불안함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EV는 자동차로서의 기본 성능에서 엔진차 이상으로 이상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엔진차 시대에 50대 50의 중량 배분을 고집하거나, 후륜 구동을 고집해왔던 자동차 메이커는 다시금 어떤 EV가 자사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만 하게 되었다. 그 고민은 최근 출시되는 EV에 나타나고 있다. 스포티하다는 것은 무엇인지, 상쾌한 주행을 실현하면서 독자성을 얼마나 잘 나타낼 수 있는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 밖에도, EV는 충전을 포함해서 통신을 이용한 외부와의 상호 정보 교환이 반드시 필요하며, 기존의 EV는 차량 실내에서 얼마나 정보통신을 잘 활용해 편의성을 향상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아직 충분한 장비와 성능을 실현해내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다.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것은 역시 Tesla다. 상징적인 대형 화면 하나로 대부분의 정보 제공과 차량 설정 변경 등이 가능한 EV는 아직 많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과 기계의 접점, 이른바 HMI로서의 최선의 형태가 충분히 연구,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HMI를 적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차량 실내에서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고 무엇에 의지해서 조작하고 있는가 하는 원점이 되는 자동차의 기본 조작과 그에 동반되는 인간의 심리를, 전자제어를 구사한 HMI에 반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EV가 단순히 엔진차의 대체재가 아니라 모든 것이 전기로 작동되는 자동차란 무엇인가 하는 이점의 인식과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Tesla와 비야디自, 혹은 Hyundai가 첨단인 이유는, 엔진차의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EV의 이상적인 형태를 만들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가정용 전자제품의 산업 등에서도 EV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산업 형태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EV를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역사가 있는 수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엔진차에 대한 경험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에서, 그와 같은 관점이 결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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