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대, 다원소 합금 촉매 연구 추진 - 저렴한 고성능 촉매 실현
일본 교토대학교(京都大學)의 기타가와 히로시(北川宏) 교수 연구팀은 5종류 이상의 금속 원소를 균일하게 혼합하여 만드는 다원소 합금을 촉매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탈 탄소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성하거나 온실가스인 CO2나 메탄가스(CH4)를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려면 고성능 촉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본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목표로 다원소 촉매 개발을 지원한다.
▲ 연간 1만 종류의 합금을 시험 제작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연구대상으로 삼는 것은 “고엔트로피(High Entropy) 합금”이다. 기존 재료보다 저렴하고, 고성능인 촉매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촉매의 재료는 1g 당 수천 엔에서 수만 엔의 귀금속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물로 수소를 만들어 내는 제조 장치에 사용하는 촉매의 주 재료인 “이리듐”은 금보다 몇 배나 비싸다. 수소 제조비용이 올라가는 원인이다.
고엔트로피 합금의 연구동향과 미래 전망 | |
2004년 | 대만칭화대학교의 Jien-Wei Yeh 교수가 개념을 제창 |
2000년대 후반 | 구조체 재료 등을 가정한 연구가 본격화 |
2014년 | 고전도체가 발견됨 |
2022년 | 귀금속 8원소의 합금화에 성공 |
2030년 | 촉매나 구조체 등에서 실용화 |
2040~50년 | 세라믹 등 금속 이외의 조합도 실용화, 고성능화 가 실현될까 |
대체 재료가 필요하지만, 저렴한 재료로 촉매를 제작하더라도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남는다. 그런 상황 속에서 고엔트로피 합금에 착안함으로써,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성과를 실현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촉매로서의) 성능이 떨어지는 금속과 고성능 금속을 혼합하면 엄청나게 성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수소제조 효율을 향상시키는 이리듐 등의 백금족 합금에, 은이나 금 등 촉매로서는 성능이 떨어지는 원소를 혼합했다. 그러자 촉매의 성능이 백금족을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약 4배가량 향상되었다. 고가의 백금족 비율은 줄어들고, 성능이 향상되어 촉매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2004년에 개념이 제창된 이래, 원소 조합에 따라 독특한 특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타가와 교수는 촉매 용도에 주목하여 환경성(環境省)의 연구개발사업에서 기업 및 타 대학과 연계하여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려하고 있는 용도는 탈 탄소이며, 그 중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볏짚이다. 볏짚은 논에 사용하면 비료가 되지만 발효되면 CO2의 약 25배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초래하는 메탄을 대기에 방출한다. 볏짚을 회수해서 촉매 반응으로 프로판 등의 바이오가스로 변환시킨다. 온실가스의 배출이 감소하고 지역 자원순환에도 기여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Kubota가 아키타현 오가타무라(秋田縣 大潟村)에서 실증테스트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인 “로듐”의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로듐은 1g당 약 3만 엔으로 가격이 높다. 그 사용량을 “5분의 1”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자동차 메이커 등과 연구 개발을 추진한다. 원재료의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5원소 정도로 구성하는 재료를 개발했다”고 하며, 2030년까지 실용화할 전망이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조합에 따라 종류가 수백 만, 수천 만 가지로 방대해진다. 모든 합금이 촉매로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고는 할 수 없다. 그 중에는 “물과 기름”처럼 쉽게 혼합되지 않는 원소들도 있다.
기타가와 교수는 기계 학습을 활용해서 효율적으로 재료를 탐색하고 있다. 1년 동안 약 1만 종류라는 매우 빠른 속도로 합금을 만들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당초 랜덤하게 합금을 시험 제작했으나, 수많은 시험 제작 제품의 성능을 기계학습 시키면서 재료 설계 지침이 명확해졌다. 현재는 뛰어난 새로운 재료를 발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 축전지 연구에서도 성과
다수의 원소를 조합해서 신소재를 만들어 내는 다원소 재료의 개발 역사는 기원전 30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구리에 주석(Sn)을 섞어 단단하게 만든 청동이 무기나 생활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시작이며, 그 후 철에 미량의 탄소를 추가한 강철이 산업계에 침투했다. 다원소화는 오랫동안 금속의 물리적 성질을 변화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최근 용도가 확대되어 금속의 전기화학적인 성질을 변화시키거나 금속 이외의 산화물이나 세라믹에 도입하는 등의 사례도 늘어났다.
차세대형 리튬이온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의 일인자인 도쿄공업대학교(東京工業大學)의 칸노 료지(菅野了次) 특명교수의 연구팀이 최근 미국 과학잡지 Science에서 보고한 재료도 구체적인 사례 중 하나다.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재료를 다원소화하여 성능을 향상시켰다. 촉매도 축전지도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데 빼놓을 수 없다. 2050년까지의 연구개발은 다원소화가 하나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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