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그린 수소 제조장치 비용절감에서 성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 유래의 “그린 수소”를 제조하는 장치의 비용절감에서 일본 기업들이 성과를 올리고 있다. Toshiba는 물과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제조하는 “수전해 장치”의 핵심 부품에서 고가의 희소금속 사용량을 10분의 1로 줄였다.
Toray는 수소의 제조 효율을 높이는 부품 재료를 개발하고, 2020년대 중반 보급기를 대비한다.
CO2를 배출하지 않는 탈 탄소 사회의 실현을 위해, 화석연료와 다르게 연소 시에 CO2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를 만드는 장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린 수소는 태양전지나 풍력 발전 등의 재생가능 에너지 유래의 전기로 물을 분해하여 얻는다. 그린 수소의 제조에 필요한 수전해 장치의 핵심 부품은 전해질을 두 개의 전극 사이에 끼운 구조를 갖는다.
Toshiba는 전해질이 고체인 “고체 고분자형” 전극에 필요한 희소금속 “이리듐”의 양을 10분의1로 줄이면서 수소의 제조 효율과 내구성을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리듐은 세계에서 연간 불과 10t 정도밖에 생산되지 않는데, 수전해 장치의 보급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되면서 가격이 금의 2.5배로 급등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현재 1m3 당100엔의 수소 공급 비용을 2030년에 30엔, 2050년에 화석연료와 동등한 수준인 20엔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려면 수소를 제조하는 효율을 높이면서 장치의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
Toshiba는 물을 이용해 수소와 산소를 만드는 반응을 촉진하는 산화 이리듐 촉매의 전극에 대한 가공 방법을 연구했다. 촉매의 층과 층 사이에 작은 틈을 만들어, 촉매 반응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이리듐 사용량을 줄였다. 장치의 제조 비용은 수소 판매가격에 전가되기 쉽기 때문에, 저렴한 부품재료로 변경하면 수소 가격도 인하할 수 있다. Toshiba Energy Systems의 사토 준이치(佐藤純一) 수소 에너지 기사장은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실용화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었다”고 설명했다.
수전해 장치의 실용화는 2025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계적인 재생 에너지의 도입 확대로 잉여 전력을 이용해서 수소를 제조하는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까지 누적 도입량은 1GW 정도이며, 2030년에는 현재 일본의 발전설비 용량의 약 40%에 해당하는 약 134GW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
고체 고분자형 핵심부품을 취급하는 Toray의 데구치 유키치(出口雄吉) 상임 고문은 “앞으로 형성될 시장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Toray는 2015년에 인수한 수소제조장치를 취급하는 독일의 자회사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수요 확대에 대비하여, 보다 성능이 높은 전해질막을 새롭게 자사에서 개발했다. 전해질막의 소재를 기존 불소계에서 탄화수소계로 변경해 수소의 제조 효율을 향상시키고 강도를 4배로 높였다.
제조 효율이 개선되면, 수소 제조비용도 저렴해진다. 전극에는 이리듐을 사용하지만 막의 부가가치가 높다는 점에 착안한 독일 Siemens Energy 등과 막의 성능 실증을 추진한다. 2025년 무렵부터 신규 개발한 막을 제품에 탑재한다.
고체 고분자형 부품을 취급하는 Toshiba와 Toray와 달리 Panasonic Holdings는 “알칼리 수전해형”의 활로를 모색한다.전해질에 알칼리성 수용액을 사용하는 타입으로, 고가의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비용을 절감하기 쉽다.
Panasonic Holdings는 저렴한 니켈이나 철을 나노미터(nm) 크기로 줄여서 촉매를 만들고, 수소 제조의 효율을 향상시켰다. 앞으로 알칼리수형이 수소 제조효율에서 고체고분자형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 2025년 실증을 위해 수전해장치 메이커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Panasonic Holdings 머티리얼 응용기술센터 3부의 카니 유키무네(可兒幸宗) 부장은 “유럽은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및 해외의 수전해장치 메이커와 협의를 추진하여 개발한 부품재료를 가능한 한 조기에 보급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알칼리수형은 재생가능 에너지와 접속해서 사용할 경우 고체고분자형보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카니 부장은 “용도에 따라서 고체고분자형과 구분해 사용하지 않을까”하는 견해를 내놓았다. 보다 효율이 높은 차세대형의 개발도 이루어진다. 액체인 물이 아니라 600~800℃의 고온 수증기로 수소를 만드는 고체산화물형(SOEC)으로 불리는 타입이다.
고온 효과로 물을 분해하기 쉬워 기존보다 10~20% 효율이 높다. 자동차 부품 메이커인 Denso는 2023년에 처음으로 SOEC 개발을 밝혔다. 수소를 제조하는 수전해 장치는 본격적인 보급기가 도래하기 전에 전세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개발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물과 전기로 수소를 만드는 장치의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 유럽 메이커가 선행, 일본시장 육성 필요
지난 4월 일본정부는 2030년에 글로벌 수전해 도입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15GW를 일본기업이 제조한 장치와 핵심부품이 차지할 것이라는 점유율 목표를 내걸었다. 핵심부품에는 전해질막과 촉매가 포함된다.
해당 목표에 일부 일본 메이커 관계자들로부터 “숫자를 밝히는 것은 상관없지만 일본에서 수소를 사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 이 상태라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치의 대규모 도입에서 선행하고 있는 것은 풍력이나 태양광이 보급되고 재생가능 에너지에 의한 발전 비용이 적은 유럽 등이다.
장치 개발과 사업화에서 선행하고 있는 것도 유럽 메이커이며, 고체고분자형 장치 메이커인 Siemens Energy, 알칼리수전해를 취급하는 독일 Thyssenkrupp Nucera 등이 생산 설비의 증강과 장치의 대형화에 나서고 있다.
나아가 재생가능 에너지를 취급하는 기업 등을 중심으로 수전해로 수소를 제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재생가능 에너지의 도입 확대가 부진한 상황인 일본에서는 장치 구입자가 적다. 여러 일본 메이커가 수전해 장치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 수요가 적다는 점은 관련 산업 육성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일본의 수소 도입을 활성화하는 제도의 검토에 나서고 있다.수소와 기존 화석연료 간의 열량 당 가격 차이를 보조하고, 수소 판매의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구조에 대해 전문가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경제산업성(經濟産業省)은 유럽의 제도를 참고하면서 “향후 1~2년 동안 계획안을 명확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일본은 수소를 수입하면서, 재생가능 에너지의 적합지에서 그린수소를 제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야마나시현(山梨縣)이나 홋카이도(北海道) 등에서 그린수소를 제조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본시장과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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