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enz vs BMW,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정반대 노선 취해
M-Benz는 큰 터치스크린과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개했다. 반면 BMW의 새로운 시스템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장은 펼쳐졌고, 전선은 이보다 분명할 수 없다. 최근 몇 년 간 M-Benz와 BMW가 하나의 자동차 기업처럼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을 것이다. 두 독일 고급 자동차 브랜드가 비교되는 방식마저 사람들이 느끼는 동질감의 근거를 제공한다.
하지만 두 기업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매우 다른 방향을 취한다. 우연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BMW와 M-Benz는 약 60일 차이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접근 방식을 소개했다. 지난 수요일 M-Benz는 투자자들에게 MB.OS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상세히 공개했는데, 자체 생태계와 아키텍처, 맞춤형 소프트웨어 시스템, 수익형 소프트웨어(software-as-revenue) 방식을 포함한 터치스크린 위주 시스템이다. 한편 BMW는 1월 CES에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를 처음 선보였다. 스크린이 큰 비중을 차지하던 실내에서 전면 탈피하여 음성 제어, 증강 현실, 확장 가능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지향한다.
단순히 말하자면 양사는 이제 정반대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쉽게 상처 받는 순수 차량 애호가들에게 M-Benz와 BMW의 터치스크린을 논하는 것은 신성모독에 해당한다. 하지만 전동화로 인해 차량의 마력을 자랑하던 시기는 이제 끝나가고 있으며, 투자자와 신차 구매자들은 《C63》과 《M3》 비교에 열을 올리기보다 터치스크린과 수익화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차량 애호가들에게는 애석한 일이다.
M-Benz는 핵심적으로 MB.OS 내부에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만들고 큐레이팅하며 포함하기 위한 광범위한 계획을 간략히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은 올해 출시되는 《E-Class》에 등장하며, 차량 소유자들이 차량 내에서 구매와 구독을 이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기반 머신 러닝 등 특정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는 ‘닫힌 시장(walled garden)’ 방식을 추구한다. M-Benz의 Ola Kallenius 회장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Google, YouTube, TikTok 등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차량 내 게임과 동영상 스트리밍 등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는 틀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고 자주 설명했다.
반면 BMW가 CES를 앞두고 선보인 Neue Klasse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접근방식은 자동차 제조사가 내부에서 개발된 자원은 적게 사용하고 범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강조했다. 더욱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BMW는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Apple이나 Google을 능가하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BMW의 수석 부사장 Stephan Durach는 뮌헨에서 “필요한 경우에만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범용 서비스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분은 기존 자동차 제조사의 영역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M-Benz는 《E-Class》 실내에 대시보드 전반을 차지하는 스크린을 중심으로 한 비전을 구상한다. 반면 BMW는 대시보드에 장착되는 화면을 거의 포기하면서도 앞유리 디스플레이에 집중한다. Durach는 지난 12월 “기술적으로 중앙 터치스크린이 없이 차량을 생산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M-Benz의 계획은 궁극적인 기술은 물론 상당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서 자율주행을 강조한다. 연구개발비 중 최대 25%를 궁극적으로 차량 소유자 또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도 제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반면 BMW의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 전방을 주시”하는 방침은 다른 방향을 시사한다. BMW는 일정 수준의 자율 주행을 약속했지만, 다른 업체에게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맡기거나 턴키 소프트웨어를 전체적으로 사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갈 길은 험난해 보인다. 《E-Class》 신차는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BMW의 《5-Series》 신차와 대략 같은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양사는 2020년대 말이 가까울 때까지 관련 시스템을 완전한 형태로 제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기간 동안 많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BMW가 올해 CES에서 인포테인먼트에 관한 비전을 공개했지만, 제품보다 수익에 관심이 많을 투자자들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반면 M-Benz는 투자자를 우선으로 방향을 설정하면서 두 브랜드 사이에서 고민할 구매자들보다는 해당 시스템을 이용한 수익 창출 방안에 집중하다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두 브랜드는 분명 동일한 구매자를 겨냥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것이 더 좋은 제품인가에 관해서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두 독일 브랜드가 비교적 동일하다고 느껴지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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