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부품 메이커, 내외장 소재를 통한 차량 열 관리 기술 제안 활발
전기자동차(EV) 개발에서는 항속거리 연장이 최우선 사항이며, 배터리와 구동 시스템(e-Axle), 에어컨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고효율로 이용하여 차량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높이는 열 관리 기술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각 부품의 열을 일괄 제어하는 통합 열관리 모듈의 개발, 실용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통합 열 관리 모듈은 2020년에 Tesla 《Model Y》에서 도입된 옥토밸브 (Octovalve)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BYD, 체리自 등에서도 이와 동일한 부품이 도입되었다. 그 후 2024년까지 Aisin과 Schaeffler, FORVIA HELLA, MAHLE, MARELLI, Vitesco 등 주요 파워트레인 공급업체가 잇달아 대항 제품 콘셉트를 제안하고 있다.
통합 열 관리 모듈이란, 에어컨 냉매나 각종 냉각수의 밸브/펌프, 배관 등을 통합한 시스템이다. 전동 시스템의 각 부품 사이에서의 고효율 열 이용 외에도 배관을 비롯한 열 관리 시스템 전체의 콤팩트화와 더불어 신뢰성 향상 등의 이점이 있다. 다만, 필자가 기술전시회에서 각 공급업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냉매/냉각수의 배관 레이아웃이나 밸브/펌프의 제어 모드 설계는 OEM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고 통합 열 관리 모듈의 설계 개발에서 OEM과 차량 개발 상류에서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었다. 이 때문에 통합 열 관리 모듈에서는 공급처에 맞추어 다양한 디바이스를 변경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의 단품 부품과 달리 OEM을 초월한 공통화가 어렵고 규모의 이익에 의한 비용절감 효과를 얻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한 것이 바로 차량 열 관리 서포트로도 이어지는 내외장을 중심으로 하는 소재 기술을 활용한 차량 실내 온도 관리 기술이다. 소재 자체의 개량, 특수한 구조를 살려서 에어컨의 사용 빈도를 낮추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냉방 측면에서는 도요타방직(トヨタ紡織)이 개미의 체모 구조에서 힌트를 얻어 차량 실내에 들어오는 태양광(근적외선)을 반사시켜 실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내장 표피 기술을 제안하고 있다. Sekisui Chemical에서는 근적외선을 차단하는 글래스 중간막 기술을 제안한다. 이 밖에도 Nissan은 2024년 8월에 Radi-cool과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방사 냉각 특성을 부여한 도료, 도장에 의해 차체 표면과 차량 실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난방 측면에서는 ZF가 시트벨트 히터를 이용한 승객을 고효율로 따뜻하게 만들어 주어 에어컨의 사용 빈도를 낮추는 기술을 제안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외장 관련 소재 기술은 범용성이 높아 BEV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동차(HEV)를 포함한 엔진차에도 응용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 OEM을 불문하고 폭넓게 도입할 수 있으며 규모의 이익에 의한 비용절감과 보급도 비교적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EV에서는 통합 열 관리 모듈과 조합함으로써 항속거리를 더욱 연장할 수 있는 것 외에도, 에어컨에 대한 부하를 저감함으로써 열 관리 시스템 자체의 간소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EV에서 차체의 온도 상승 억제는 한여름 폭염 속에 주차하는 차량의 배터리 온도 상승을 억제함으로써 열 폭주 리스크를 저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안전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다양한 파워트레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높은 내외장 소재 기술을 통한 에어컨 부하 경감은 전동화 속도가 느린 신흥국 시장에서의 차량 연비 향상에도 기여하여 조기 탄소중립 실현의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일본에서도 2024년 여름은 이상기온으로 인한 폭염으로 인해 필자의 차량(HEV)도 에어컨 사용 빈도가 높아져 실제로 예년보다 연비가 악화되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각 기업의 소재 콘셉트와 기술의 조기 실용화 및 보급을 기대한다.
▲ 도요타방직, 개미의 체모 구조에서 힌트를 얻은 표피 구조(이미지)
▲ ZF, 시트벨트 히터의 온도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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