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la, 신형 EV 《Cybertruck》 출하 이벤트에서 48V 혁신 언급
Tesla의 Elon Musk CEO는 “이 자동차에는 수많은 혁신적인 요소를 담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Tesla는 2023년 11월 30일 신형 전기자동차(EV) 《Cybertruck》의 출하 이벤트를 개최했다.
날렵한 엣지가 특징적인 외관 디자인에 탄환도 뚫지 못할 것 같은 단단한 도어 패널, Porsche의 스포츠카 《Porsche 911》를 능가하는 가속성능을 갖췄다.
화려한 특징을 잇달아 소개하는 가운데, Elon Musk CEO가 조용히 언급한 것이 바로 “48V 혁신”이었다. 얼핏 시시해 보이지만 Elon Musk CEO가 “100년 만의 쇄신”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그림1).
▲ (그림1) Tesla의 Elon Musk CEO
◆ Toyota도 뒤따르는 기가프레스
Tesla의 발상은 자유롭고 대담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가프레스(Giga Press)”와 “메가캐스팅(Megacasting)”이라는 명칭으로 Tesla가 사용하는 생산 기술이다. 수십 개의 판금 부품으로 만들었던 부품을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으로 일체성형하는 기술이며,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례적이었다(그림2).
▲ (그림2)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으로 일체화. 오른쪽이 기가프레스로 만든 《Model Y》의 바디이며,
왼쪽이 기가프레스 적용 전 《Model 3》의 바디이다.
Tesla는 2020년에 이를 도입했다. 당초에는 회의적이었던 경쟁사들도 “생산성의 측면에서 이점이 많다”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Volvo처럼 메가캐스팅을 도입할 것이라고 정식 표명한 자동차 메이커고 나오고 있다.
Toyota는 2026년에 투입할 예정인 차세대 EV에 동일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Tesla가 사용하는 명칭에서 조금 변경된 “기가캐스팅(Gigacasting)”으로 부르지만, 사고방식은 동일하다.
Toyota 등이 뒤를 쫓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Tesla는 차세대 EV 전용 플랫폼을 마련한다. 그 핵심 기술이 바로 “Unboxed Process”다. 차량의 조립공정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함으로써 제조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Unboxed Process는 차량을 크게 여섯 개의 블록으로 나누어 개별적으로 제조하고, 블록을 최종단계에서 한번에 조립하여 완성시킨다(그림3). 바디골격이라는 큰 “상자”에 부품을 순서대로 장착해 나가던 기존의 제조 프로세스를 쇄신하는 것이다.
▲ (그림3) Tesla가 고안한 Unboxed Process. 블록별로 만들어 마지막에 합체한다.
차량을 크게 여섯 개의 블록으로 나누어 개별적으로 제조하고, 그를 최종단계에서 조립한다.
그리고 해당 Unboxed Process를 실현하는데 있어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것이 바로 “48V”다. Tesla는 기가프레스를 도입하기 전부터 일관되게 제조비용의 절감이나 생산 자동화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취재와 특허분석을 진행하면서 사람 손으로 하는 작업이 필수였던 와이어 하네스의 장착 공정조차 자동화하는 기술을 준비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기술이 기재된 특허를 읽은 일본의 한 부품메이커 와이어 하네스 기술자는 “Tesla가 목표로 하는 것은 수작업의 배제”라고 말했다.
◆ 차량 실내 배선을 70% 절감
Tesla가 《Cybertruck》에 도입한 48V 시스템부터 정리해보자. 차량의 저전압 네트워크에는 지금까지 Tesla 차량도 포함해 12V 계열이 사용되어왔다. 이를 48V 계열로 이행했다. 목적은 와이어 하네스를 가늘고 가볍게 만들어서 시스템 전체를 소형화하는 것이다.
저전압 네트워크에 48V 계열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는 한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기술자에 따르면 “12V 계열 시스템에 비해 20~30% 경량화 가능하다”고 한다. 원리적으로는 더욱 경량화할 수 있지만 와이어 하네스의 내구성이나 선재의 라인업과 같은 요인 때문에 20~30%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와이어 하네스의 무게는 대형차의 경우 차량 1대 당 50kg이 넘는다. 10~15kg의 경량화는 차량 무게가 항속거리로 직결되는 EV에서는 매력적인 이야기다.
48V 계열의 도입과 동시에 Tesla는 ECU 간 네트워크에 이더넷(Ethernet)을 전면적으로 적용했다.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더넷과 48V 계열은 같은 케이블을 사용하는 “Power over Ethernet(PoE)”을 채택했다고 한다. PoE는 IT 계열의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이지만, 차량용 네트워크에서는 통신과 전력을 각각 별도의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상식이다. Elon Musk CEO는 이와 같은 전기/전자 아키텍처(E/E Architecture)의 변경을 통해 “차량 실내의 배선을 7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림4).
▲ (그림4) 《Cybertruck》의 차량용 네트워크. 차량을 감싸듯 둘러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다만, 배선의 일부는 차량을 가로지르듯이 접속되어 있다.
Tesla의 Low Voltage and Silicon Engineering을 담당하는 Pete Bannon 부사장은 차량용 네트워크의 쇄신에 대해 “《Cybertruck》에서는 와이어 하네스가 가장 가까운 ECU에 접속되며 그들 ECU가 서로 이더넷을 통해 접속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다만 《Cybertruck》에서는 차량을 가로지르는 듯한 와이어 하네스가 남아있다. 차세대 플랫폼에서는 그를 모두 배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차세대 와이어 하네스 구상을 밝히다
Pete Bannon 부사장이 문제라고 여기는 “차량을 가로지르는 와이어 하네스”는 Unboxed Process를 적용하는 차세대 플랫폼에서는 방해가 된다. 좁은 틈에 기술자가 장착하는 와이어 하네스로는 생산 시간 단축이 어렵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esla가 도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2022년 8월에 공개된 미국 특허 “US 2022/0250562 A1”이다(그림5). 특허명은 “Wiring System Architecture”로 심플하지만, 일본 부품 메이커의 와이어 하네스 기술자의 설명에 따르면 “Tesla가 실현하고자 하는 차세대 와이어 하네스 구상이 담겨 있다”고 한다.
▲ (그림5) Tesla의 차세대 와이어 하네스 구상. “Backbone”이라고 불리는
와이어 하네스의 간선을 차량 내부의 외주부에 배치하고, 거기서 ECU를 접속하는 지선을 냈다.
차세대 와이어 하네스 구상의 핵심은 차량 실내의 외주부를 감싸듯이 배치한 와이어 하네스의 간선이다. Tesla는 “Backbone”이라고 부르며, 여기서 ECU나 액추에이터와 연결하는 지선을 빼서 연결해 나간다. 각 ECU와 저전압 전원(배터리)를 개별적으로 배선했던 기존 시스템에 비해 배선을 대폭 간소화할 수 있다.
Tesla는 와이어 하네스 장착 자동화도 목표로 한다. Backbone끼리나 Backbone과 지선의 접속, 나아가 Backbone과 차체의 고정 등을 로봇 작업을 전제로 한 설계로 만들었다. 나사나 볼트로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구조이며 “와이어 하네스의 공정에서는 사람의 수작업이 불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그림6).
▲ (그림6) Backbone의 구조. 로봇으로 자동 조립할 수 있도록 볼트로 접속, 고정하는 설계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다수의 와이어 하네스 기술자가 지적한 것이 바로 Backbone의 신뢰성이다. Backbone은 단단한 프레임으로 케이블을 덮는 듯한 구조이며,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바디는 주행상태에 따라 뒤틀리거나 휘어지기 때문에 케이블이 단선될 리스크가 있다.
Tesla의 Pete Bannon 부사장은 “《Cybertruck》 이후의 EV를 48V 계열로 이행할 것이다. 다른 자동차 메이커나 공급업체도 부디 이 흐름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양산차량에 바로 적용할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48V 계열은 차세대 와이어 하네스 구상을 구현한 시스템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기가캐스팅에 이어 다른 자동차 메이커는 Tesla의 뒤를 따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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