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SiC 파워 반도체 양산 시대의 개막
절연 내압이 실리콘(Si)의 10배에 달하는 SiC 파워 트랜지스터가 드디어 전기자동차(EV)에 대량으로 적용되고 있다. Tesla가 2017년에 자사 EV 《Model 3》에 적용한지 6년이 지났다. 말하자면 6년 동안 시장에서 신뢰성 테스트를 진행해온 셈이다.
▲ EV의 고급차로 꼽히는 Lucid 《Air》
Tesla 이외의 자동차 메이커도 최근 적용하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VW이나 M-Benz, Stellantis, Jaguar Land Rover, Volvo, GM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가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그림1).
SiC 반도체는 절연 내압뿐만 아니라 에너지 밴드갭(Energy Band Gap)이 실리콘보다 월등히 넓기 때문에, 200℃에서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솔더(Solder)와 반도체 이외의 부분이 먼저 열화된다.
실리콘인 절연 게이트형 바이폴라 트랜지스터(IGBT)와 다르게 전자와 정공(electron hole)을 모두 사용해서 전류를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전자만으로 전류를 올릴 수 있으며 온 저항을 낮출 수 있다.
그렇지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승화법이나 기상 성장이 아니면 결정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늦다. 결정 결함이 많고 결정성이 좋지 못하다. 결정 자체가 지나치게 단단해서 가공하기 어렵다. 산이나 알칼리에 쉽게 부식되지 않고 단단한 반면, 제조 상 중요한 에칭 공정에서 실리콘과 동일한 장치를 사용할 수 없다.
이렇게 단점이 많은 데다가 가격도 10배나 높다. 최근에는 비용절감 기술이 개발되어 조금은 저렴해졌지만 아직 실리콘의 몇 배에 달한다.
▲ (그림1) SiC 반도체가 자동차 메이커에 적용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럼에도 Si IGBT와 달리 MOSFET 동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속 스위칭 동작이 가능하다. 즉, 파워 시스템을 만들면 전력 효율이 IGBT보다 높기 때문에 소형화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Tesla 이외에는 이를 적용하는 기업이 적었다. Tesla를 스핀오프해서 고급 EV를 목표로 하는 Lucid Motors가 SiC MOSFET을 적용한 정도다.
그러나 교통사고 제로를 목표로 하는 자동차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최근 SiC의 신뢰성 수명이 실사용에 적합하다는 점을 Tesla와 Lucid의 EV 결과를 통해 실증하게 된 셈이다. 이렇게 되면 SiC의 효율이 좋다는 점이 앞으로는 큰 이익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전력 효율이 높으면 냉각 시스템을 간소화할 수 있고 메인 모터를 움직이는 트랙션 인버터를 소형화하기 쉽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SiC 파워 트랜지스터를 허용할 수 있게 된다. 소형 및 경량, 시스템의 간소화,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등 디바이스 비용이 높더라도 시스템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의 리서치기업 Yole Developpement가 자동차 메이커와 반도체 메이커 등이 발표한 내용을 수집, 정리한 것이 (그림1)이다. 세계의 유명한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EV에서는 일반적으로 400V 정도까지 배터리 셀을 직렬 접속하여 승압하기 때문에 전자회로 부분의 전압을 12V나 5V, 3.3V로 낮추지 않으면 Si IC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전압을 고전압에서 저전압으로 낮추어야 한다. 이것이 DC-DC 컨버터의 역할이다.
바꾸어 말하면 SiC는 EV에서 인버터, OBC, DC-DC 컨버터의 세 가지 회로에 사용할 수 있다. 인버터에서는 기본적으로 3상 모터를 동작하게 하려면 직류에서 교류를 만들어내는 파워 트랜지스터는 최소 6개가 필요하다. 배터리 전압을 조금 더 높이면 그 2배인 12개가 필요하게 된다.
이처럼 대량의 SiC 트랜지스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6인치 웨이퍼에서 8인치 웨이퍼로 변경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파워반도체의 대표주자인 Infineon Technologies는 2023년 8월 3일에 말레이시아의 크림 공장에서 SiC 200mm 프로세스 라인을 만들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문제는 일본의 SiC 반도체 메이커가 파워 일렉트로닉스 메이커의 한 부문이 되어있다는 점이다.
SiC 반도체 디바이스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갖는 스위스의 STMicroelectronics, 파워반도체 1위인 독일 Infineon Technologies, 그 뒤를 쫓고 있는 미국 onsemi, GaN 결정에 강한 Wolfspeed, 일본에서 반도체 전문 메이커의 입지를 다져온 Rohm이 (그림1)에 들어가 있긴 하지만 그 밖의 일본 메이커는 없다.
반도체 전문 메이커뿐만 아니라,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계열사 간 내부시장)의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전기(三菱電機), Toshiba, Sanken Electric, Fuji Electric 등 모두 파워반도체에 강하지만 캡티브 마켓용 제품이 메인이기 때문이다.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와 달리 스위스의 ST는 Tesla에 공급하고, 독일 Infineon은 한국의 Hyundai와 중국 메이커에 공급하는 등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SiC 반도체 재료를 개발해온 선구자인 교토대학교(京都大學)의 마쓰나미 히로유키(松波弘之) 명예교수와 함께 해온 Rohm은 일본 가전제품 메이커를 오랫동안 상대해온 탓인지 해외 매출이 아직 적다.
물론 캡티브 마켓에 파워반도체를 납품하고 있는 메이커는 해외에서는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한다. 해외의 고객과 논의하면서 개발한다는 체제가 아직 갖추어져 있지 않은 일본은 강점인 파워 반도체에서도 다른 기업에게 뒤처질 우려가 있다. 일본의 파워반도체 메이커가 해외 사용자와 함께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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