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부터 《Optimus》 로봇까지, 일론 머스크가 2024년 제시한 약속들
일론 머스크는 우파 정치를 확고하게 지지하고 소셜미디어 <X>와 상당한 영향력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에 기여하며 다사다난한 2024년을 보냈다.
하지만 정치 얘기는 잠시 제쳐두고 머스크가 2024년 Tesla에 관하여 약속한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번번이 기한 내에 약속을 지키지 못하지만 머스크가 Tesla CEO로서 약속한 내용들은 Tesla 서사의 주축이 되고 있다. 동시에 Tesla는 항상 놀랄만한 품질로 투자자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이는 주가 상승에 기여하여 1조3천억달러의 시가 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머스크는 2015년 2년 내에 Tesla 차량의 자율주행을 실현하고, 2017년 말에는 무인 주행으로 미국을 횡단하며, 2020년부터 Tesla 차주들이 거대한 무인 호출형 승차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Tesla는 전기차(EV) 수백만대를 생산하고 판매한 덕분에 역사에서 공고한 위치를 확보했으나 위의 약속은 물론 다른 많은 약속들도 실현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2024년에 더욱 많은 약속들을 발표했다. 다음은 머스크가 약속한 내용과 예상하는 실현 시점을 정리한 내용이다.
◆ 2만5천달러에 판매하는 EV
머스크는 2024년 2만5천달러에 판매할 EV를 공개한다고 약속했다가 같은 해 4월 로보택시 프로토타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를 폐기했다. 다음 성장 단계를 위한 Tesla의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이어진 결정이었다.
머스크는 저가형 EV 출시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뒤집었다. 하지만 3분기 Tesla 실적 발표 컨퍼런스 도중 2만5천달러에 판매할 EV를 조향 핸들과 페달을 탑재한 형태로 생산한다는 생각은 어리석고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차량은 《Cybercab》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컨퍼런스콜 도중 Tesla가 《Cybercab》 외에 저가형 EV를 생산할 것인지에 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머스크는 향후 Tesla가 출시하는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 방식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현재까지 Tesla가 생산한 차량 7백만대 중 대다수가 자율주행을 지원하며 Tesla는 현재 매주 자율주행차량 약 3만5천만대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이 발언에서 자율주행을 다소 느슨하게 정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Tesla가 아직 운전자의 개입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을 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약속: 현재는 삭제된 상태이지만 머스크는 2016년 Tesla 웹사이트의 게시글에서 현재 생산되는 모든 Tesla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 하드웨어를 갖출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구형 Tesla 차량을 자율주행차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실현되지 않았으며, Tesla는 구형 하드웨어를 탑재한 차량을 업그레이드해야 했다.)
또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머스크가 저가형 차량과 자율주행의 출현으로 2025년 차량 부문이 20~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 2025~2026년 《Cybercab》 생산 시작
Tesla는 작년 10월 미국 할리우드에서 열린 화려한 행사를 통해 《Cybercab》 프로토타입 20대를 공개했으며, 머스크는 그 자리에서 《Cybercab》과 Full Self-Driving(FSD) 소프트웨어에 관한 일부 계획을 발표했다. FSD는 Tesla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서 다수의 자율주행 과제를 수행할 수 있지만 사람 운전자가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 시 제어권을 전환해야 한다.
머스크는 고객들이 언젠가 조향핸들이나 페달이 없는 2도어 2인승 로보택시를 3만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Cybercab》의 평균 운행 비용은 시간에 따라 점차 감소하여 마일(약 1.6km)당 0.2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Tesla가 2025~2026년에 《Cybercab》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의 약속: 머스크는 2022년 Tesla가 2024년에 로보택시를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앞서 2019년에는 Tesla가 2020년에 로보택시 1백만대를 도로에 투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적어도 2016년부터 Tesla가 다음 해에 완전 자율주행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속적으로 발표해왔다.)
몇 주 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는 Tesla가 2026년 《Cybercab》의 양산에 돌입하며 궁극적으로 연간 2백만대 이상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 연방규정은 차량을 생산할 때 운전자의 수동 제어 장치 등 특정 안전성 기준을 적용하도록 요구하므로 《Cybercab》의 양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최근 이러한 차량의 면제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신규 규정안을 발표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충돌 보고서 등 더욱 많은 자료를 당국에 제공해야 한다. 현재 자동차 제조사들은 ADAS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상태에서의 충돌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
머스크는 이전에 해당 규정에 반대했으며,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은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 《Robovan》 개발
Tesla는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Robovan》 프로토타입도 투자자에게 공개했다. 당시 머스크는 이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11월 <X>에서 다른 기술과 함께 《Robovan》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과거의 약속: 2016년 머스크는 Tesla가 2, 3년 내에 《Model X》의 샤시를 적용한 미니버스의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2025년 무감독형(unsupervised) FSD 및 자율주행 호출형 승차 공유 실현
해당 행사에서 머스크는 《Model 3》과 《Model Y》 차주들이 2025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무감독형 FSD 버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때나 지금이나 머스크가 말한 ‘무감독형’ FSD의 의미는 분명하지 않다. 현재 Tesla FSD는 완전한 자율주행을 지원하지 않으며 혼란을 피하기 위해 Tesla는 작년부터 해당 소프트웨어를 ‘감독형’ FSD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감독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Tesla가 운전자를 없앨 계획이거나 일부 구간에서 운전자에게 전방 주시 의무가 없는 핸즈프리 주행을 허용하는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머스크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무감독형 FSD를 지원한다는 약속을 한 단계 강화했다. 그는 2025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의 승차 공유 서비스에서 자율주행 Tesla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Tesla가 직원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Bay Area)에서 이 서비스의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맥락: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차의 테스트와 배치를 진행하려면 여러 등급의 허가가 필요하다. Tesla는 2015년부터 앞좌석에 안전을 위한 운전자가 탑승한 채로 자율주행차의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허가를 보유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주 차량관리국(Department of Motor Vehicles)은 작년 10월 <TechCrunch>에 Tesla가 2019년에 해당 허가의 사용을 신고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밝혔다.)
Tesla가 로보택시, 혹은 기존의 Tesla 《Model 3》 및 《Model Y》 차주들을 포함하여 호출형 승차 공유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는 향후 사용할 호출형 승차 공유 앱의 목업(mockup)을 공개했으며, Tesla는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완전 자율주행을 지원하고 이를 이용해 호출형 승차 공유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아이디어를 지난 몇 년 동안 선보였다. 이는 Uber와 유사한 아이디어로서 Tesla 차주만 기능이 적절하게 탑재된 자율주행차를 호출형 승차 공유 앱에 추가하여 차량을 사용하지 않을 때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 수익 중 20~30%가 Tesla에 배분된다.
마지막으로 머스크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중 Tesla가 주요 자동차 제조사와 FSD 라이선스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 계약에 관한 내용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 2025년 Tesla 내부에 《Optimus》 로봇 1천대 이상 배치
머스크는 Tesla 휴머노이드 《Optimus》에 관하여 일부 특이한 약속을 발표했다. Tesla의 연례 주주 총회에서는 내년 《Optimus》를 제한적인 수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하며 2025년에는 《Optimus》 로봇 1천대 또는 몇 천대가 Tesla 내부에서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2026년 《Optimus》의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X> 게시글을 통해 2026년에는 다른 기업이 사용하도록 《Optimus》 로봇 생산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Optimus》 로봇이 완전한 자율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사람이 원격으로 제어하는지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맥락: 휴머노이드 로봇이 특정 과제를 자율 방식으로 완료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는 반면 다수의 전문가들은 훈련 데이터 부족을 지적하며 로보틱스가 일반화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생산과 관련된 약속 외에도 《Optimus》가 언젠가 Tesla의 시가총액을 25조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Apple과 Nvidia 시가 총액의 약 7배 수준이다. 작년 12월 말 Tesla의 시가 총액은 약 1조4,200만달러로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성공 이전의 5,500억달러 대비 약 16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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