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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의 EV 사업 철수가 보여준 “타업종 참여”의 거대 리스크

  • 작성일

    2024-04-02
  • 조회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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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개발 지연과 해결과제

지난 2월 27일, Bloomberg에서 EV업계를 놀라게 할 만한 뉴스가 보도되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2014년부터 거액의 예산과 인재를 투입해서 개발을 추진해오던 Apple의 EV 개발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Titan》이라고 명명된 Apple의 오리지널 EV는 EV인 동시에 완전한 무인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Level 4의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 흐름은 EV나 AI에 의한 자율주행의 최종 목표이기도 했다.

그와 같은 개발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1보가 보도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후속 보도는 없는 상황이다. 1보에는 Jeff Williams COO와 Kevin Lynch 기술담당 부사장의 이름으로 EV 개발 부문에서 근무하는 약 2,000명의 전임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에 전달되었다고 나와 있었으나, Apple측의 정식 발표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Apple이 자율주행 EV 개발 계획에서 철수를 결정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가 논의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가, 안전하고 신뢰성이 높은 자율주행 기술에 반드시 필요한 AI 기술의 개발이 지연되었기 때문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Apple은 2017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EV를 제어하는 AI의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당초 AI 기술의 우위성과는 정반대로, 실제 개발은 EV 본체와 더불어 난항을 겪었다. 특히 비용이 늘어나고 그것이 지속적으로 Apple의 경영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 EV시장의 현실, 세계적인 둔화

그 결과, 2024년 1월 말에는 당초 계획되었던 Level 4의 자율주행을 단념하고, 우선 차선유지기능 등을 보증하는 Level 2+로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계획으로 변경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EV의 상품화도 2026년에서 2028년으로 2년 연기되었다. 덧붙여 이 단계에서의 판매가격은 10만 달러라고 보도되었으나, 라이벌로 여겨졌던 Tesla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었다. 또한 해당 가격으로도 사업으로서 충분한 이익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상태였다.

기술, 비용, 개발 속도, 이 모든 것이 Apple의 EV 계획에서 문제가 되었다. 나아가 최근 몇 개월 동안 눈에 띄게 세계적인 EV 둔화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유럽에서는 EU 주도의 EV 보급대책을 자동차 메이커가 노골적으로 우려하고 있다. 애당초 추진정책 자체가 무리였다는 것이다. EV의 최대시장인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이며, 배터리산업을 포함한 EV에 필요한 자원 확보에 업계 전체가 피폐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거액의 자금을 투입해서 신규 사업으로 EV를 완성시켰다고 해도 사업으로서 이익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경영진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Apple은 EV 개발에 할애했던 인원과 예산을 지연되고 있는 AI 기술 개발에 충당한다. 여기서 말하는 AI 기술이란 자율주행에 특화된 AI가 아니라 소위 말하는 범용 AI일 것이다.

◆ EV 시장의 현실과 둔화의 속도감

실제로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컨시어지, 화상처리 및 제어 AI, 문서작성 및 번역 AI 등의 분야에서 AI의 진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Apple이 이들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것은 Apple의 주력제품인 범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시장 가치를 높이는데 있어 지극히 유익한 일이다.

생각해보면 Apple이 2014년 무렵에 자율주행 EV시장에 참여를 결정한 것은 그 장래성이 밝다고 외치던 시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자동차업계 이외의 업종에서 새롭게 참여하다보니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소요되었고, 개발 자체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개발 자체가 순조롭지 않았다. 이런 상황들이 결국 Apple의 경영을 압박하게 되었다. 이들 요인이 점점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Apple은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EV시장에는 자동차 업계 이외에서 신규 참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다. 그것은 기존의 자동차 제조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신기술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은 시장이 우상향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EV시장을 선도해온 중국의 상황을 되돌아보자. 중국자동차공업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도 중국의 EV, PHEV, FCEV의 생산대수는 958만 7,000대로 전년도 대비 35.8% 증가했다.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37.9% 증가한 949.5만 대를 기록했다.

이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2022년 판매대수는 이전해의 약 1.9배였다. 2021년 판매대수가 전년비 약 4.5배로 폭발적인 급성장을 이룩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판매대수는 늘고 있긴 하지만 둔화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북미나 유럽시장에서는 EV에서 HEV로의 회귀에 대한 소문이 퍼지는 등 EV를 둘러싼 상황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고 있다.

 

  
▲ 2024년 2월 27일 발표. 주요 메이커의 전기차(BEV/PHEV/FCEV) 판매대수 추이

 

◆ 리스크 회피의 결단과 미래

아마도 Apple이 EV 개발과 거리를 두는 결단을 내린 것은 신규 참여기업이 이와 같은 시장의 우려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자동차 메이커였다면 EV에서 철수함으로써 이와 같은 급진적인 단계를 밟는 경우는 없었다. 본업이 자동차 메이커가 아니기 때문에 신속한 판단이 가능했던 것이다. 관점을 바꿔보면 업계 외부에서 EV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현재는 EV개발과 거리를 두고, 보다 정밀도가 높은 AI 개발에 주력한다. 이것이 향후 타사에 인수될만한 자율주행 기술로서 활용되게 되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다. 언젠가 AI로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당면한 비즈니스 전략으로서 옳다고 생각하는 Apple의 경영판단은 매우 정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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